게임이야기/슈퍼로봇대전 리뷰

[PS3/PS VITA] 시리즈 최초의 크로스플랫폼 구현, 슈퍼로봇대전OG사가 마장기신3 프라이드 오브 저스티스

무적초인 2013. 8. 30. 14:18

'슈퍼로봇대전' 최초의 오리지널 작품이자, '슈퍼로봇대전OG(이하 OG)' 시리즈의 기반을 닦은 '마장기신'의 세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공개 됐다. '슈퍼로봇대전OG사가 마장기신3 프라이드 오브 저스티스(이하 마장기신3)'란 이름으로 출시된 본작은 1년 7개월 만에 출시된 신작이며, 전작보다 상위 플랫폼으로 나온 게임답게 전체적인 그래픽이나 시스템 등이 전작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마장기신3 드디어 출시

 

마장기신이란?
매번 마장기신 신작이 나올 때마다 들어봤을 내용이지만 굳이 한번 더 언급하자면, 마장기신은 1991년에 출시된 '제2차 슈퍼로봇대전'에서 '마장기신 사이바스타'란 이름으로 첫 참전한 오리지널 유닛으로 시작 했으며, 이후 '히어로전기', '슈퍼로봇대전EX' 등을 거쳐 마장기신 만의 독자적인 세계관이 확립 된다.

 

시대를 앞선 샤프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사이바스타

 

히어로전기에서 마장기신에 세계관에 대해 주절주절 읊는 마사키

 

그리고 1996년에는 '슈퍼로봇대전 외전 마장기신 더 로드 오브 엘리멘탈(이하 마장기신1)'이란 단독 작품까지 출시하게 되고, 이 것은 구 슈퍼로봇대전(~차 시리즈)의 시작과 끝을 맺는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사실 마장기신은 앞서 언급 했듯이 성전사 단바인을 참고한 작품답게 '지구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라는 설정과 '지상인 소환', '로봇들 간의 전쟁을 벌이는 판타지 세계'라는 부분이 판박이라 할 정도로 흡사하지만, 시리즈가 전개 됨에 따라 독자적인 내용으로 차별화 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성전사 단바인 짭이라고 평가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또한 마장기신의 의미는 고위 정령과 계약한 4대의 마장기(바람, 불, 물, 대지)를 뜻하며, 강력한 프라나를 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프라나가 낮은 '라기아스' 사람들은 타지 못한다. 물론 마장기신에게 선택한 '조자(파일럿)'이 아니더라도 '로드니' 같이 제어장치를 이용해 강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아류작으로 시작 했으나 지금은 마장기신만의 독자적인 세계관 구축

 

짧은 기간 내에 출시된 신작
마장기신1에서 '슈퍼로봇대전OG사가 마장기신2 레벨레이션 오브 이빌 갓(이하 마장기신2)'으로 넘어오는 기간이 대략 10년 이상 걸린 것과 달리, 마장기신3는 전작에 비해 짧은 기간 내에 나온 후속작이다. 사실 마장기신1 같은 경우, 구 슈퍼로봇대전의 프리퀄 및 마무리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새로운 후속작을 예고 하기 보단, 그동안의 슈퍼로봇대전을 정리한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후속작이 안나와도 이상 없을 정도로 밀도 있고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자랑 했다(물론 당시 기준으로). 그러나 마장기신1 리메이크작인 '슈퍼로봇대전OG사가 마장기신 더 로드 오브 엘리멘탈(이하 마장기신DS)'부터는 현재 진행형인 OG 시리즈에 편입 되다 보니 한편 내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시키기 보단 후속작 떡밥만 끊임 없이 뿌리고 있다. 이는 '반프레스토'가 직접 개발을 시작한 '슈퍼로봇대전 알파'부터 생긴 나쁜 버릇이다. 참고로 반프레스토의 첫 개발작 '진 마장기신'은 결말이 깔끔했다.

 

진 마장기신 때까지만 해도 나름 결말이 깔끔했다

 

본론으로 들어와 마장기신2도 어물쩍하게 결말을 내더니, 마장기신3 역시, 전작의 떡밥은 제대로 회수하기는커녕 새로운 떡밥들만 주구장창 뿌리고 있다. 더군다나 마장기신1에선 '파괴신 볼클스'가, 마장기신2에선 '조화신 라스피토토'가 나왔음에도 불구, 마장기신3에서 '창조신 그라기오스'는 코빼기도 안 비춘다. 아마도 내년쯤이면 마장기신4에서 새로운 떡밥과 함께 볼 수 있을지도? 여담으로 그동안 슈퍼로봇대전을 꾸준히 해온 유저들은 잘 알겠지만, 후속작 떡밥을 마구 뿌린다 해서 완성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장기신3만의 충분한 분량과 재미는 뽑아 내니 걱정은 말자.

 

창조신 그라기오스는커녕 떨거지들만 설치는 꼴

 

완성된 용사 마사키는 전작과 같이 리더로서 타 캐릭터들을 서포트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여전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내세운 이론으로, 밀폐된 상자 안에 독극물과 고양이를 넣고 1시간 후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다는 실험이다. 물론 고양이의 생사여부는 상자를 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고양이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고, 그 시간 동안에는 고양이가 죽은 세계나 죽지 않은 세계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장기신에서도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론이 적용 되어 같은 시간 동안 행동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내용이나 결말이 바뀌고 있다. 물론 후속작에서는 모든 루트가 짬뽕이 되어 정사 취급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마장기신3에서는 '튜티'와 '팡', 그리고 '에란'이 각 분기의 주인공을 맡고 있으며, 각 루트마다 '포제션(정령빙의)'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게임을 100% 즐기기 위해서는 모든 루트를 플레이 해봐야 된다. 덧붙여 설명한다면 본작에서는 4대의 마장기신 전부다 포제션을 하지만, 분기마다 포제션 하는 마장기신이 갈리므로 4대의 마장기신이 한자리에서 동시에 포젯션을 발동 시킬 수 없다. 아마도 대놓고 후속작 기다리라는 소리인 것 같다.

 

마장기신4에서나 4대의 마장기신이 한자리에 포제션 가능할 듯

 

지옥의 DLC 본격화
'슈퍼로봇대전UX'를 시작으로 슈퍼로봇대전에 유료 DLC가 대거 도입 됐다. 마장기신3에서는 시나리오 중간 이야기를 그린 '캠페인맵'이 구비 되어 있으며, 현재 공개된 유료 DLC를 모두 구입하게 되면 4000엔이 넘는다. 캠페인맵의 구성은 슈퍼로봇대전UX에서 보던 캠페인맵과 달리, '쯔메슈퍼로보' 요소를 적절하게 섞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유료 DLC들은 구입을 안해도 게임을 즐기는데 큰 문제는 없으나, 보상으로 주는 자금이나 강화파츠가 짭짤하므로 구입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다. 또 한번 클리어하면 이후 회차부터는 클리어하지 않아도 보상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편의성도 존재하긴 한다. 이 외로도 '패미통' 특설 페이지나 게임 매장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들을 통해 무료 강화파츠를 전달하고 있으니 기회가 되면 구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체는 유료로 판매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초회특전으로 제공된 ‘발시오네’는 기존의 ‘발시오네R’과 달리 전투모션이나 컷인, 연출들이 모두 다르니 바꿔가면서 발시오네를 운용하는 재미가 있다. 별개로 ‘슈퍼로봇대전OE’에서는 ‘사이바스타’ 기체도 유료로 팔아먹는 헬게이트가 열렸다.

 

 

팬이다 보니 욕하면서 유료 DLC 구입

 

슈퍼로봇대전OE에서는 사이바스타가 유료로 판매

 

거치형과 휴대용 기기의 벽을 허물다
요즘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는 매번 신작이 나올 때마다 기존에 시도 하지 않았던 요소들을 하나둘 추가해서 출시하는 경향이 잦다. 마장기신3는 거치형 콘솔(PS3)과 휴대용 콘솔(PS VITA) 간에 크로스 세이브를 지원하는데, 서버를 통해 전용 페이지에 세이브를 저장하면 다른 기기에서 그 세이브를 불러와 받을 수 있고, 이전과 똑같은 상태에서 시작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DLC도 공유 되기 때문에 각 기종마다 콘텐츠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강점도 존재한다(참고로 발시오네 특전 코드는 공유 안된다).

 

반대로 거치형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을 가진 휴대용 기기에 맞춰진 게임인 만큼 PS3의 성능을 100% 살리지 못한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PS2 말기와 PSP 때와 동일한데, 양 쪽 기종에 동시에 게임을 내다보니 스펙이 높은 거치형 콘솔보단 휴대용 콘솔에 게임이 최적화 됐고, 이로 인해 버튼 구성이 PS3 패드랑 궁합이 맞지 않다. 대표적으로 퀵리셋 후 로드 부분인데, 보통 콘솔 게임은 퀵리셋 후 셀렉트를 눌러야 로드가 되지만, 본작은 스타트를 눌러야되는 안습함이 있다. 물론 양심은 있는지 PS3판은 해상도가 높아 더욱 깔끔한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 덤으로 PS3판의 특전으로 하드 인스톨 시, BGM이 살짝 끊기는 현상과 잦은 프리징 현상이 자주 발생 된다.

 

크로스 세이브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마장기신, 파이어앰블렘化
마장기신2 때보다 상위 스펙을 가진 플랫폼으로 출시된 게임답게, 전작 이상의 게임 구성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유닛 출격수가 10대 이상으로 늘어나 캐릭터 육성의 폭이 넓어졌고, 더불어 적의 수도 개떼처럼 불어났다. 허나 한 화면에 캐릭터 구현 수가 많아졌다 해도 주구장창 아군 캐릭터를 늘리다 보면 감당이 안될 것 같으니 마장기신2부터 아저씨 캐릭터들을 출장이나 사망을 핑계 삼아 줄이고, 선남선녀 캐릭터들만 추가 하고 있다. 덕분에 마장기신3는 분기에 따라 슈퍼로봇대전EX부터 꾸준히 참전한 역전의 용사 '겐나지'를 영영 볼 수 없는 상황까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소심한 '트레이스'보단 근육마초 '겐나지' 쪽이 더 매력이 넘친다.

 

선남선녀들만 모이다 보니 마치 파이어앰블렘 같은 느낌이?

 

한편, 주요 캐릭터 외의 서브 캐릭터들은 전용 BGM이 대거 생겨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은 높아졌지만, 정작 BGM이 추가 되야 될 '샤피네'나 '모니카', 그리고 겐나지는 떨거지 전용 BGM '끝없는 싸움'을 그대로 사용하여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

 

떨거지들의 전용 BGM이 대폭 추가

 

윙키 밸런스 부활
국내는 '슈퍼로봇대전F' 시리즈로 본 시리즈를 접한 팬들이 많다 보니 슈퍼로봇대전F와 밸런스가 비슷하면 팬들은 환호를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역대 '윙키소프트' 제작 슈퍼로봇대전 중 밸런스가 가장 개판 중 하나가 '슈퍼로봇대전F 완결편'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튼 윙키제 슈퍼로봇대전은 한방 싸움인 작품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마장기신3도 적이건 아군이건 짧게는 1-2방, 길게는 2-3방이면 격파 된다. 더군다나 전작들과 달리 적 개조 수치가 미친 듯이 뻥튀기 됐기 때문에 양산형 잉여 기체들에게 몰리면 순식간에 아군이 폭죽이 되는 광경을 겪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슈퍼로봇대전F 시리즈 이후로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환호 하는 유저들이 꽤 보이지만, 정작 마장기신3을 해본 유저들은 거의 보기 힘들다.

 

양산형 기체들이 마장기신보다 강력하다

 

개인적으로 본작의 난이도는 오히려 윙키의 괴작 중 하나인 '성령기 라이블레이드'나 반프레스토의 첫 개발작 진마장기신과 밸런스가 비슷한 느낌이 강하다. 적 양산기(무늬만 양산기)들이 개떼처럼 달려와 아군들은 펑펑 터지기 때문. 그나마 마장기신3는 개조 자금은 많이 주기 때문에 성령기 라이블레이드처럼 1대의 유닛으로만 버텨야 될 일은 없다. 또 포제션이 발동한 마장기신은 아무도 못 말릴 정도로 강력해진다(단 다굴에는 장사 없다).

 

과거 마장기신2의 개발의 취소되고, 그 노선을 변경 시켜 만든 성령기 라이블레이드

 

포제션이 발동 되기 전까지 마장기신은 일반 마장기와 큰 차이 없다

 

2000년 이전부터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를 즐겨온 팬들이라면 마장기신3의 높은 난이도도 할만하겠지만, 슈퍼로봇대전 알파부터 본 시리즈를 접한 팬들이라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팁을 알려준다면, '가엔'으로 '데몬골렘'을 소환하여 적진에 던져놔 몸빵을 시키거나, 회피 및 방어를 올려주거나 원호방어 스킬을 장착 후 붙여 뭉쳐 다니는 것을 권장한다. 또 적들은 HP가 작은 유닛들만 노리니 주의하고, 주요 유닛들은 무기개조보단 유닛개조부터 풀개조를 하는 것이 좋다. 이 것도 안된다면 눈물을 머금고 보상이 높은 유료 DLC를 모두 구입 수 밖에.

 

가엔의 데몬골렘 소환은 떡밥용으로 최강

 

스킬파츠의 변화, 그리고 강화파츠
마장기신3가 마장기신2와 달라진 점을 꼽아본다면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킬파츠 장착 방식 변경과 강화파츠의 추가를 들 수 있다. 먼저 스킬파츠는 전작처럼 일정 이상 사용하여 레벨업 및 신규 스킬파츠를 언락하는 형식이 아닌, PP(파일럿 포인트)를 사용하여 강화 시키는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사용한 PP는 여타의 슈퍼로봇대전처럼 달리 소모성이 아니라 언제든지 리셋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특수 스킬파츠는 전작과 같이 일정 조건을 만족 시켜야지 언락 되는 방식이다.

 

아울러 마장기신3에서는 강화파츠도 추가 됐는데, 습득 방식은 유료 DLC나 특별 이벤트 DLC, 그리고 숙련도처럼 각 시나리오마다 특정 조건을 만족 시킨 후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다. 또 본작에서는 강화파츠를 소량으로 주니 쉽게 게임을 클리어하고 싶으면 놓치지 말고 모두 얻자

 

마장기신3에서는 스킬파츠와 강화파츠가 중요

 

만족은 하지만 끝내고 보면 찝찝함
사실 네타를 사랑하는 유저로서 본 리뷰에 모든 루트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친절히 쓰고 싶었으나 자제하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 슈퍼패미콤으로 출시된 마장기신1부터 지금의 마장기신3까지 모두 즐겨온 팬으로서 마장기신 시리즈가 꾸준히 이어져 온다는 것은 즐겁지만, 마장기신2부터 대놓고 후속작을 예고하는 듯한 시즌제 시나리오 구성 때문에 한창 재미 들릴 때 내용이 끊긴 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 최근 슈퍼로봇대전은 DLC 도입으로 인해, 100% 즐기기 위해서는 공략집에 증정 되는 DLC, 공식 홈페이지와 연계 되는 특별 DLC 등 부가적으로 챙겨야 될 부분이 많아서 힘들다.

 

남자라면 정발, 일판 모두 구입

 

 

본 리뷰의 원문은 게임샷에서 볼 수 있습니다 - http://www.gameshot.net/common/con_view.php?code=GA521f2b8b8203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