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야기/슈퍼로봇대전 리뷰

[PS4/PSV] 한글로 만나는 강철의 로봇군단… 슈퍼로봇대전V

무적초인 2017. 6. 3. 02:04

'슈퍼로봇대전(이하 슈로대)' 시리즈 25주년 프로젝트 최종편 '슈퍼로봇대전V(이하 슈로대V)'가 PS4 및 PS비타 플랫폼에 한글화로 출시됐다.

 

1991년 첫 작품이 발매,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꾸준히 신작이 출시되는 슈로대는 현존하는 대부분의 콘솔 플랫폼에 선보여 국내외 많은 팬들을 양산한 바 있다. 특히 국내는 지난해 '슈퍼로봇대전OG 문드웰러즈(이하 문드웰러즈)'가 시리즈 최초로 한글화라는 업적을 이뤄내 팬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고, 그 뒤를 잇는 판권물 슈로대 첫 한글화 작품인 슈로대V는 요즘 국내 콘솔 시장에서 시도하지 않던 수량 제한 없는 예약 판매를 진행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또한 현재 슈로대 시리즈에는 크게 두 분류로 팬층이 형성되는데, 하나는 슈로대V처럼 다양한 로봇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함께 뭉쳐 악을 처단하는 판권물 슈로대와 작년 출시된 문드웰러즈처럼 반프레스토 오리지널 작품들로 구성된 '슈퍼로봇대전OG'로 나뉜다. 물론 이렇게 팬층이 각각 나뉘지만, 게임의 첫 기획의도인 '마징가 vs 건담' 컨셉을 살린 판권물 슈로대 쪽이 압도적으로 양쪽 팬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기에 슈로대V의 국내 발매 소식은 어떠한 콘솔 게임 정발 소식보다도 팬들이 기다려왔고, 실제 론칭 후에도 각종 매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등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필자 주변에도 이 게임을 하지 않는 콘솔 게이머를 찾기 힘들 정도.

 

 

슈로대는, 25년 동안 이렇게 많이 나왔다

  


 

■ 슈로대V, 초보자들을 위해 시스템 간편화 및 난이도 하락

 

본론으로 들어와 슈로대V는 PS4로 최초 출시된 작품이지만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 작품은 아니다. 전투 데모 등의 기본 베이스가 PS3 및 PS비타로 출시됐던 '제3차 슈퍼로봇대전Z(이하 3차Z)'를 기반으로 제작됐고, 시나리오와 몇몇 구성들은 새롭게 만든 형태를 띈다. 단 시나리오는 3차Z처럼 장기 시리즈물이 아닌 하나의 게임만으로도 내용이 완결되는 단편작이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슈로대V의 전반적인 시나리오는 난잡했던 '다원세계(여러 세계가 하나로 통합된 슈퍼로봇대전Z 시리즈의 세계관)'를 단순화 시킨 '3개의 세계'를 주무대로 하고, 각 작품별 주인공들은 3개의 세계에 각각 나뉘어있다가 중간중간 하나의 부대로 몰린다. 또 각 지구마다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기동전사 Z건담'과 몇십년이 지난 '기동전사 크로스본건담 스컬하트' 캐릭터들이 만나도 나중에는 "지구가 다르니..."라는 식으로 넘어간다. 사실 시대가 너무 맞지 않는데 하나의 세계 출신으로 캐릭터들을 묶었던 전작들이 이상하긴 했다.

 

 

3개의 세계가 이번작의 주요 무대

 

 

 

표정 찡그리면서 브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유리카

 

아울러 슈로대 시리즈가 신작이 나오면 나올수록 시스템이 복잡해져 라이트 유저들이 즐기기 힘든 점이 있는데, 슈로대V는 신규 유저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시스템은 간소화, 난이도는 대폭 낮췄다.

 

먼저 시스템 부분을 보면 소대 및 트윈 시스템이 폐지돼, 초기작들처럼 유닛마다 단독으로 출격한다. 이 덕분에 옛날처럼 유닛은 수십대인데 실제 출격은 15대 정도 밖에 안되서 나머지 유닛들이 함대에서 청소나 하고 있는 상황. 또 적을 해치울 때나 숙련도를 얻을 때마다 얻는 '파일럿포인트(PP)' 역시 폐지, 진행 중 통합적으로 얻는 '태크포인트(TacP)'를 통해 스킬을 구입해 파일럿에게 달아주거나 전체 효과를 상승 시키는 'TAC 커스터마이즈'를 강화할 수 있다.

 

이어 난이도 부분을 보면 아군파일럿이 격추돼도 자금이 줄어들지 않고, 대기 중이나 적턴에도 자유롭게 정신기 사용 가능해져 난이도가 대폭 하락됐다. 필자의 경우 게임 난이도가 낮으면 적을 뻥뻥 터트리는 재미를 좋아하지만, SRPG 장르 특유의 고난이도를 즐기는 플레이어에게는 아쉬운 요소. 또한 초보자들을 위해 많은 보상을 주는 초심자 모드는 숙련도를 주지 않으니 올 트로피가 목표인 플레이어는 참조해둘 것.

 

 

 

일륜의 힘을 빌려! 지금 필살의 선어택!

 

 

태크 포인트는 사용할 곳이 많다

 

■ 역대급 전투 데모 한가득… 몇몇 편의성 기능 아쉬워

 

그리고 몇년전부터 시작된 판권작 대갈맵 전설은 이번작에서 쿼터뷰로 다시 복귀해 과거처럼 유닛들이 맵에서 모션을 취하면서 원작 이벤트를 재현해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높인다. 또 인터미션 캐릭터 그래픽도 큼지막하게 모두 새로 그린 점도 포인트.

 

슈로대 시리즈의 핵심인 전투 데모는 3차Z를 베이스로 했다고 해서 필자를 포함한 많은 팬들이 걱정이 컸으나, 3차Z부터 슈로대Z까지 중복 참여작들의 전투 데모는 부족한 부분들은 보완, 새로운 연출을 넣을 곳은 넣어 과거보다 더욱 미려해졌다. 신참전작은 역대급이라 할 정도로 훌륭하게 만들어졌는데, '그레이트 마이트가인'의 필살기는 원작의 감성이 100% 들어갔다고 할 정도로 연출을 잘 뽑았고, '우주전함 야마토'는 그냥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놨다. 아무튼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한 연출들이 많으니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갈맵이 아니라 다행...

 

역대급 연출의 그레이트 마이트가인


 

우주전함 야마토는 연출이 애니메이션급

 

그리고 슈로대V는 3차Z처럼 거치형과 휴대용 두 개의 플랫폼으로 나온 게임에서 발생되는 특유의 단점을 가지고 있는 점이 아쉽다. 간단하게 거치형으로만 나왔으면 더 좋은 퀄을 보여줬겠으나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휴대용 때문에 양쪽에 타협점을 찾아 만든 느낌이 강하다. 대표적으로 UI나 버튼 조작 등을 볼 수 있는데, 전투 데모 때 상대에게 타격을 줬을 때 데미지가 실시간으로 카운트 되는 방식이 아닌 마지막에 통합으로 줄어들어 밋밋한 느낌이 강하고, 전투데모 on/Off가 PS2때처럼 버튼 하나가 아닌 두 개를 눌러야 되는 점이 귀찮다. 또 변형 버튼도 단축키가 없는 부분은 정말로 용서할 수 없다. 이게 버튼수가 PS비타 탓...

 

번역 부분도 약간의 문제가 있다. 슈로대 자체가 타 게임보다 텍스트가 많아 번역 과정 중 오타나 오역이 발생될 수 있지만, 게임에 치명적인 숙련도 텍스트 오타가 몇몇 보여 각종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필자 역시 오타 때문에 숙련도 하나 못 얻어서 1회차 때 올 숙련도 트로피를 습득 못해서 분노가... 다른 부분은 몰라도 숙련도 오타는 빠른 시일 내에 수정되야 될 부분.

  




  

 

■ 애니메이션화 되지 않은 참전작 줄줄이

 

참전작들을 살펴보면 꽤나 신선한 작품들이 많았다.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4차에서 더미 데이터로 존재하던 크시 건담이 22년만에 정식 참전)'나 '크로스본건담 강철의 7인', '진마징가 제로 vs 암흑대장군', '풀메탈패닉(원작소설판)'처럼 애니메이션화가 되지 않은 작품들이 대거 참전했고, 슈로대V 및 슈퍼로봇초합금을 위해 새롭게 제작된 '마징엠페러G'가 최초 등장해 '마징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단 성능은 '마징가 제로'보다 미묘...).

 

더불어 '기동전함 나데시코 The prince of darkness'는 게임만을 위해 새로운 연출과 원작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세부적으로 그려진 점이 팬 입장에서 감동적이었고, 아직 완결이 안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는 서와 파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 Q는 기체만 참전이라 원작보다 내용이 깔끔하게 진행된다. 또한 우주전함 야마토는 우려했던 것처럼 초반부와 후반부 시나리오를 독식해 타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최종기인 파동포는 실제 사용 가능한 것은 최대 2화뿐).

 

이외로 '크로스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는 텍스트 하나하나가 명언이 자주 나오고 잦은 앙쥬의 누드도 볼만하다. 그동안 흑역사 취급 받았던 '기동전사 ZZ건담' 복귀한 점도 주목해야 될 부분 중 하나.

 

또한 '제4차 슈퍼로봇대전(이하 4차)'의 주인공 전용 기체인 '그룬거스트'와 '휘케바인'이 새로운 파일럿과 설정으로 각색되어 등장해 코어 팬들에게 추억을 상기 시켰고, 매력만점의 오리지널 주인공들은 과거처럼 시나리오가 각각 개별적으로 분리돼 회차별로 즐기는 재미를 높였다. 참고로 최종화를 간단하게 언급하면 뜬금없이 등장한 최종보스에게 아군들이 사랑타령만 하는 러브러브한 전개가 펼쳐져 흥미를 자극한다(안 좋은 의미로). 이 게임을 클리어하고 메인 테마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4차에서 더미 데이터로 텍스트만 존재하던 크시 건담

 

 

22년만에 정식 참전인데 하사웨이 껍데기는 섬광, 알맹이는 역습의 샤아...

 

 

위대한 용자 그레이트 마징가의 후계기 마징엠페러G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최종보스 네반린나


■ 완성도는 역대급, 플레이 100% 권장

 

슈로대V는 몇몇 편의성 시스템이 부실하거나 난이도가 낮아진 단점은 있지만, 전반적인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작품간에 크로스오버가 극찬할 정도로 뛰어난데, '마징가Z vs 에바 초호기'라던가 반대로 마징가 제로가 적이 되어 아군들과 싸우는 등 슈로대에서만 볼 수 있는 꿈의 대전이 곳곳에 펼쳐져 슈퍼로봇 팬들의 눈물을 유도한다.

 

그 밖에도 숙련도 조건이 다양하게 이뤄져 과거 작품들처럼 비슷한 조건의 반복 플레이 지루함을 떨쳐냈고, 특정 조건에 개방되는 시크릿 시나리오는 진지한 내용 중심의 본편과 다른 분위기를 자극한다. 별개로 유료 DLC 시나리오도 재미있는 내용으로 구성됐으니 지갑에 여윳돈 있다면 구입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 트로피 난이도도 전작들보다 낮은 편이라 2회차에서 올 트로피 달성이 쉬운 편.

 

전반적으로 슈로대V는 다이나믹 계열이 리메이크작으로 모두 바뀌긴 했지만 참전작 구성과 싱글 유닛으로 돌아온 점들이 과거 즐기던 4차나 '슈퍼로봇대전F'를 연상케 해 고전 팬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단편작이라 진입 장벽이 편이고, 맛깔나는 한글화로 이뤄졌으니 이번 기회에 슈로대 팬이라면 반드시 즐겨보자. 추천 또 추천!

 

 

특정 조건을 만족 시키면 시크릿 시나리오 개방

 





* 작성한지는 꽤 됐는데, 이제서야 블로그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