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외의 공간/만화·애니메이션

성우 김현지의 모든 것을 보여주다,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

무적초인 2013. 11. 9. 23:21

정식 개봉일은 11월 14일이지만, '제15회 부천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기념하여 일주일 먼저 '부천시청'에서 상영한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는 '요술공주 밍키(원제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초대))'의 OVA이며, TV판 이후에 제작진들이 다시 뭉쳐서 만든 작품답게, 밍키 모모의 캐릭터성의 극대화와 시나리오 전개의 절정을 보여준 바 있다. 또 꿈속의 윤무는 90년대 초반 '대원동화'에서 비디오로 수입된 적도 있어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 되는 독자들은 어느 정도 기억이 날 것이라 생각된다. 필자 역시, 90년대 초반에 꿈속의 윤무를 본 적 있는데, 20년 가량 지나니 내용은 다 잊어먹었다.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가 한국 극장에 개봉 되다

 

요술공주 밍키는?
본론으로 들어와 '요술공주 밍키'는 '요술공주 샐리(원제 마법사 사리)'부터 시작된 1세대 마법소녀물의 뒤를 잇는 2세대 마법소녀물이며, '브로커군단IV 머신블래스터'나 '우주전사 발디오스', '전국마신 고쇼군' 같이 메카닉물을 전문으로 만든 '아시 프로덕션(현 프로덕션 리드)'이 만들었다. 특히 요술공주 밍키에서는 제작진들이 본성을 버리지 못해 메카닉들이 꽤나 디테일하게 자주 나온다. 하물며 전국마신 고쇼군 같은 경우, 밍키 모모에서 패러디까지 됐었다.

 

70년대는 토에이표 마법소녀들이 1세대를 이끌었다

 

아시 프로덕션은 스튜디오 삐에로와 함께 80년대 2세대 마법소녀 부흥을 이끌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KBS를 통해 80년대 초반 방영 된 적 있었고, 당시 밍키가 교통사고로 죽는 에피소드가 그대로 방영되어 큰 충격을 준 바 있다(물론 방영이 연장 되어 다시 살아나긴 한다). 어떻게 보면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선배격?

 

또한 요술공주 밍키는 2명이 존재하며, 80년대 방영한 밍키는 하늘 나라의 밍키, 90년대 방영한 밍키는 바다 나라의 밍키로 구분 된다. 덧붙여 두 밍키는 별개의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 만나는 에피소드가 만들어진 적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두번째 밍키 세대에 가까워, 바다 나라의 밍키를 더 좋아한다. 나중에는 바다 나라 밍키 성우 '하야시바라 메구미' 때문에 더 좋아지게 됐지만 말이다.

 

하늘 나라의 밍키는 나중에 만들어진 만큼 비쥬얼적인 향상이 크다(SBS에서 방영됨)

 

뜬금 없이 극장판으로 개봉?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특정 취향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잦다보니, 국내에 가져올만한 대중적인 작품이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또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자체가 레트로붐이 일어나 과거 인기 있었던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재더빙하거나 재방영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그래서 요술공주 밍키도 그 붐에 맞춰서인지 뜬금 없이 국내에 개봉하게 됐고,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HD급 화질을 보여준다. 특히 기본 소스 자체가 셀화가 베이스이기 때문에 디지털 작화에서 볼 수 없는 장인 손에서 태어난 예술적인 영상화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꿈속의 윤무의 내용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더 언급할 필요는 없고, 눈여겨볼 장면을 꼽자면, 초반 성인 밍키의 라이브쇼와 후반 전쟁 신을 눈여겨 보자. 라이브쇼는 밍키 성우 김현지님의 가창력과 곁들여져 감동을 자아내고, 후반 전쟁 신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메카물 전문 제작진들의 본성과 함께, 갑자기 분위기가 시리어스 해지는 암울함을 보여준다. 물론 분위기가 시리어스 해진다 할지라도 바탕 자체가 분위기가 가벼우니 위화감 없이 넘어가긴 한다.

 

초반 라이브쇼는 밍키의 절정을 보여준다

 

성우 김현지의 모든 것을 보여주다
사실 꿈속의 윤무는 만들어진지 수십년 된 애니메이션이라 지금와서 국내 개봉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필자 역시, 새로운 성우들로 재더빙 했다는 것에만 의의를 두고 봤다. 허나 그 재더빙 퀄리티가 모든 것을 먹어버릴 정도로 훌륭 했는데, 이유인 즉슨, 캐스팅된 성우들이 S급부터 A급가지 골고루 배치되어 위화감 없는 원작 초월더빙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물론 중복 캐스팅이 있긴 하나 성우들이 연기력으로 모두 커버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캐스팅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해서 초월더빙이 아니다. 필자가 초월 더빙이라 칭하게 된 큰 계기는 밍키 성우 김현지님의 연기가 절륜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일단 밍키라는 캐릭터 자체가 로리부터 성인 상태로 자유자재로 변신을 하는데, 성우가 로리부터 성인 연기가 받쳐주지 않으면 밍키라는 캐릭터 자체가 죽어버린다. 고로 김현지님 자체가 로리부터 성인 여성 연기가 받쳐줬기 때문에 보는 내내 귀가 즐거웠다.

 

김현지님은 밍키의 덜렁거리는 성격까지 제대로 연기

 

또 일본판의 경우, 밍키 성우 '코야마 마미'가 초반 라이브신 말고는 삽입곡을 부르지 않았는데, 한국판은 김현지님이 초반 라이브부터 삽입곡, 엔딩까지 모두 불렀다. 특히 김현지님이 가창력도 뛰어난 성우이기 때문에 노래에 대한 느낌 전달도 뛰어났고, 엔딩의 경우 일본과 달리, KBS 요술공주 밍키 오프닝을 새롭게 불러 추억을 상기시켰다(한국판만의 특전). 이는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시도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김현지님의 능력빨로 실보다 득이 된 셈. 정말이지 밍키 성우로 김현지님을 캐스팅한 담당자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고로 이번 국내 개봉된 꿈속의 윤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성우 김현지의 모든 것을 보고 싶으면 곡 봐라"라고 표하고 싶다. 물론 애니 자체도 명작이니 과거 추억에 대한 향수나 마법소녀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필견.

 

마무리로 개인 잡설을 하자면, 필자가 국내 성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인데, 90년대 후반 '최덕희'님의 '마법소녀 리나 트라이(원제 슬레이어즈 트라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노래하는 명품 성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부터 노래하는 명품 성우를 좋아하게 됐다. 최덕희님이 이민간 2000년 초반에는 명품 성우 '양정화'님에 빠지게 됐고, 2010년은 양정화님 이후로 없었다가 오늘부로 김현지님에 영혼을 걸기로 했다. 물론 김현지님의 연기는 이미 '침푸이'의 조연이랑 '드래곤볼GT' '팡'역부터 성우로서 좋아하긴 했다. 여담으로 이용신님은 원 베이스 자체가 성우보단 가수이다 보니 초반 연기력 논란이 심해서 별로 안좋아한다. 물론 지금은 연기력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초반에 연기가 악몽이라서.

 

 

김현지님과 밍키와의 일체화가 살렸다(라이브 때는 전율까지 흐른다)

 

* 양정화님이나 김현지님 사인은 받고 싶은데 기회가 없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