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드래곤볼

전형적인 팬서비스 영화, 드래곤볼Z 신들의 전쟁(자막판)

무적초인 2013. 8. 29. 02:46

필자가 인생에서 큰 영향을 준 콘텐츠를 꼽자면 '드래곤볼'과 '슈퍼로봇대전'을 들 수 있다. 특히 드래곤볼은 필자가 최초로 영혼을 걸 정도로 몰입한 만화이며, 필자의 취미인 수집도 이 만화 때문에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난 해 일본에서는 '드래곤볼Z'의 신작 극장판을 개봉한다고 하였고, 동시에 이 소식은 전 세계에 퍼져 수 많은 드래곤볼 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 바 있다. '드래곤볼Z 신과 신'이란 이름으로 개봉된 본 극장판은 올해 3월 일본에서 개봉하여 관객 동원 수 240만명, 흥행성적 30억엔을 기록한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드래곤볼 극장판 드디어 국내 상륙

 

그리고, 그동안 국내에서 드래곤볼 극장판들이 비디오나 케이블TV 정도로만 방영 했을 뿐, 실제 우리나라 극장 개봉은 먼나라 이웃나라 이야기였던지라, 이번 극장판 역시, 국내 개봉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하게 국내 개봉이 확정이 되었고, 8월 29일 '드래곤볼Z 신들의 전쟁'이란 이름으로 개봉된다.

 

비디오로 처음 접햇던 드래곤볼 극장판

 

필자는 8월 29일 정식 개봉에 앞서, 8월 28일에 '코엑스'에 위치한 '메가박스'에서 드래곤볼Z 신들의 전쟁 유료전야제를 통해 본 극장판을 감상을 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국내 한정으로 제작된 신들의 전쟁 부채와 한일 양국의 포스터 2종을 기념 상품으로 증정 됐다.

 

포스터는 친구 주고 부채만 챙겨왔다

 

본론으로 들어와 필자의 생애에 드래곤볼 극장판을 실제 극장에서 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특히 일본 개봉 6개월 만에, 아직 정식 DVD나 블루레이가 나오지도 않은 시점에 국내에 개봉 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케이스다. 만약 DVD나 블루레이가 출시된 이후에 극장에 개봉 했다면 이미 볼 사람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다 봤기 때문에 굳이 극장까지 가서 볼 매리트가 없어졌을 것이다.

 

이번 신들의 전쟁은 원작과 동떨어진 괴작 '드래곤볼 에볼루션'에 실망한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가 캐릭터 디자인은 물론, 만화를 새로 연재한다는 가정 하에 직접 극장판 제작에 참여까지 했다. 보통 드래곤볼 애니메이션 쪽에는 토리야마 아키라가 이렇게 전면적으로 나선 사례는 없었기 때문에 본 극장판이 역대 극장판들 중 크게 주목해볼 가치가 있다.

 

토리야마 아키라가 직접 참여한 극장판

 

전체적인 내용은 드래곤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캐릭터 중 한명인 파괴신 '비루스'와 '슈퍼사이야인 갓(국내명 초사이야인 갓)'이 된 '손오공'과의 대결이 메인이 되고 있고, 후반 클라이막스에는 이 둘의 대결이 절정을 이루게 된다. 이 때 전투는 CG로 된 배경에서 전투가 벌어지는데 2D 애니메이션과 CG의 절묘한 조합으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박력 있는 연출을 자아낸다. 이 때 나오는 배경들은 과거 '베지타'가 지구 침략 할 때 싸웠던 곳 등이 나오므로 팬이라면 체크 해볼 가치가 있다.

 

CG가 적절하게 배치 되어 박력 있는 연출이 구현

 

이 외로도 영화가 상영 되는 중간에 '닥터 슬럼프'의 '센베 박사(슬럼프 박사)'와 일본 국가 대표 유도 선수 '마쓰모토 가오리'가 까메오로도 나온다. 마쓰모토 가오리는 필자도 모르기 때문에 극장에서 봤을 때 누군지 몰랐으나, 센베 박사는 국내에서도 유명하니 직접 눈으로 감상 해보자. 참고로 센베 박사의 성우는 신룡 성우와 같은 故 '우츠미 켄지'라 스팟 참전한 듯 싶다.

 

아울러 본 영화의 가장 눈여겨 볼 장면을 꼽는다면, '부르마'가 비루스에게 맞고 기절하자 분노한 베지타가 슈퍼사이야인3 손오공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장면과 지구를 지키기 위해 프라이드를 버리고 춤을 추며 노래를 하는 안습한 베지타의 장면을 적극 추천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슈퍼사이야인 갓은 반드시 필견.

 

베지타의 다양한 모습은 반드시 보자

 

이어서 아쉬운 점도 눈에 보인다. 손오공과 베지터, 그리고 비루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캐릭터들은 배경에 가까울 정도로 큰 활약이 없고, 또 너무 후속 극장판을 내려는 안습한 시나리오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슈퍼사이야인 갓의 완전한 힘을 보여주지 않았고, 비루스 보다 더 강한 적들이 존재한다는 점들이 있다. 대놓고 후속 극장판에 대한 떡밥만 던지는 찝찝한 결말이다. 이 것은 요즘 일본 콘텐츠들이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악질적인 부분. "제대로 된 정리는 안하고 떡밥만 주구장창 던진다 랄까?".

 

전체적인 성우진도 최신작이라 할 수 있는 '드래곤볼 카이'를 기반으로 뒀고, 카이가 기반이라 할지라도, 기존부터 캐릭터들을 연기하던 성우진들이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크게 거슬릴 부분은 없다. 오히려 중구난방 식으로 캐릭터 성우가 자주 바뀌는 국내 더빙판이 문제. 또한 신들의 전쟁 자막판의 번역 자체는 무난한 편이다. 의역이 꽤나 많이 존재하긴 하지만,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제대로 된 마무리보단, 떡밥만 던지고 끝난 찝찝한 느낌

 

종합적으로 신들의 전쟁을 평가하자면, 점프 40주년 기념 특별판 '드래곤볼 옷스! 돌아왔다 손오공과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팬서비스인 느낌이 강하다.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 시키기 보단, 손오공과 친구들이 모두 모여 축제를 즐긴다는 느낌? 마침 부르마의 생일 파티이기도 하고.

아무튼 결론은 드래곤볼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볼 가치가 있다. 이유인 즉 슨 국내에서 개봉하는 첫 드래곤볼 극장판이고, 다음 극장판도 언제 만들어질지 모르기 때문.

 

신들의 전쟁과 별개로 영화 예약을 하면서 처음으로 느껴봤는데, 우리나라 영화관들은 '디즈니'나 '픽사'급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너무 애니메이션을 똥 취급하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영화 상영 시간을 꼽을 수 있는데, 드래곤볼만 기준으로 본다면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집에 없는 오전에 한타임 정도만 상영 하는 곳이 대다수이고, 또 주말에 상영 조차 안하는 극장들도 많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놓고, 어떻게 영화를 보라는 건지 모르겠다. 필자 역시, 자막판 무료 이벤트 쿠폰을 받아놓고 볼 시간 없는 타임에만 상영 해놔서 짜증나서 직접 돈주고 예매해서 봤다(물론 무료 이벤트 쿠폰 없어도 돈 주고 볼 생각이었지만). 또 이번 유료전야제에서만 저녁 상영 타임이 유일하게 존재 하므로, 이번 기회가 아니면 영영 자막판 못볼 것 같아서 무조건 예매 해서 감상 했다.

 

아무쪼록 드래곤볼 팬으로서 이번 극장판이 국내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길 기대 해본다. 덧붙여 신들의 전쟁 더빙판도 감상 후 리뷰를 남길 예정이다.

 

내용이야 어쨌건 좋은 결과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