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제3차 슈퍼로봇대전(이하 3차)'이 최초의 '슈퍼로봇대전(이하 슈로대)'이었다면, '제4차 슈퍼로봇대전(이하 4차)'은 가장 많이 클리어한 애착 있는 작품이다. 또한 4차는 '제2차 슈퍼로봇대전' 부터 시작 했던 1세대 슈로대 시리즈의 막을 내리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필자가 가장 많이 클리어하고 즐겼던 4차
슈퍼로봇대전의 틀을 갖추다
4차는 현재 당연시 여겨지는 시스템들의 기반을 다진 중요한 작품이며, 대표적으로 유닛마다 개별적으로 적의 반격이 가능한 '반격명령' 커맨드를 최초로 도입, 유닛들이 전함 안에서 꺼내 쓰는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맵에 자유롭게 배치 시킬 수 있도록 변경 됐다. 또한 '슈퍼로봇대전(GB)'에서 등장했던 강화파츠 시스템이 부활했고, 강화파츠는 맵의 특정좌표에 유닛을 배치 시키면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이전과 달리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단 회복용은 제외).
출격 시 전함이 아닌 맵에 배치
개별적인 반격명령이 가능해졌다
맵에 떨궈진 강화파츠 찾는 것도 곤욕
이 외로도 주인공 시스템이 최초로 추가 되어 캐릭터 육성 및 플레이어가 슈로대 세계에 감정이입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생겼다. 덧붙여 '슈퍼로봇'과 '리얼로봇'이라는 선택점을 넣었으며, 선택에 따라 주인공 기체, 시나리오 흐름, 분기 등의 변화가 생겨 매회차 플레이 할 때마다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주인공 후계기인 '그룬가스트'와 '휴케바인'은 컬러에디트 는 물론, 기술명(그룬가스트빔만)까지 변경 가능한 위엄까지 보여줬다.
주인공 생일, 혈액형, 성격에 따라 내용과 정신커맨드가 변화
남자라면 핑크
일부 컬러는 실제 OG 시리즈에서 사용
여담으로 이 작품을 통해 로봇물은 강렬한 필살기를 날리는 거대 히어로물인 슈퍼로봇과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리얼로봇으로 나뉘는 현상이 벌어졌다. 물론 '초수기신 단쿠가' 같이 위치가 애매한 작품이 있고, 현재 슈로대는 분류가 애매모호한 작품이 많아졌기 때문에 슈퍼로봇과 리얼로봇을 구분 두지 않는다.
대표적인 슈퍼로봇 마징가Z
리얼로봇의 선두주자 기동전사 건담
한편, 시스템 추가 외에도 기존의 시스템이 강화 됐다. 대표적으로 파일럿에게 '뉴타입', '저력', '성전사' 같은 다양한 특수능력이 부여 되어 각 파일럿마다 차별화를 꾀했고, 유닛에게는 운동성을 추가해 명중율 쪽도 상승 시킬 수 있다. 또 전작에서 저주 받은 기체 '초전자로보 콤바트라V' 같은 슈퍼로봇의 경우, 자유롭게 합체/분리 가능, 정신커맨드도 파일럿 전원이 사용 할 수 있는 쾌거를 이뤘다.
파일럿 능력의 세분화로 인해 개나 소나 판넬 사용 불가
정신기창고 콤바트라V
부가적인 요소들도 강화
전작들의 경우, 쓸데 없는 비행형태 변형만 해도 애니메이션 데모가 떳는데 본작은 그런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슈퍼로봇 합체신 및 출격신 위주로 애니메이션 데모가 구성 됐다. 단 이 데모들은 이벤트에서 한번씩만 나오며, 다시 보고 싶으면 옵션에 마련 된 데모에 들어가면 된다. 아울러 옵션에서는 '케이분샤'의 대백과 시리즈를 참고한 캐릭터 대사전 및 로봇대도감, 그리고 각 작품의 가사가 포함된 카라오케 모드 같은 부가적인 요소들이 즐비.
케이분샤의 대백과 시리즈를 모티브로한 요소들
쓸데 없는 부분은 버리고, 핵심만 모은 데모영상
카라오케 모드는 눈요기에 좋다
아울러 슈로대 시리즈는 다양한 분기가 있는 게임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세이브슬롯이 필요한데, 4차는 세이브슬롯이 3개에서 2개로 줄은대신, 추가 세이브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터보파일'이란 주변기기를 대응한다. 또한 전작과 같이 '슈퍼패미콤' 마우스도 지원하나 마우스는 퀵리셋이 안되기 때문에 그다지 필요는 없다.
지원되는 게임만 되는 아스키의 세이브확장기기 터보파일
마우스로 플레이해도 조작이 그다지 쉬워지지 않는다
시리즈 최종장으로써 가치는 100%
4차는 기존 시리즈 참전작들이 다시 한자리에 뭉친 것에만 그치지 않고 추가 참전작까지 대폭 추가하여 방대한 구성을 이뤘고, 더 나아가 슈퍼패미콤 한계를 초월한 게임성과 퀄리티를 보여줘 팬들의 큰 감동을 자아냈다. 허나 이로인한 용량 부족으로 인해 전작에서 구현 됐던 '베스바'나 '스페이스 바주카'의 애니메이션 등이 삭제 되어 연출이 빈약해지는 단점을 낳았다. 대신 컷인 대거 도입과 반투명 효과 연출이 시리즈 최초로 선보여 전투데모 디테일이 높아지긴 했다.
번외작 히어로전기의 길리엄과 겟슈펜스트도 슈로대에 난입
컷인 대거 도입과 반투명 효과로 인해 연출 강화
전작 3차에서는 '팡타그뤼엘'이나 '디제SE-R' 같이 설정에서만 존재 내지, 외전작에서만 등장하는 기체들이 참전하여 이목을 집중 시켰는데, 4차는 이보다 더 나아가 설정에만 존재하는 '블러드템플', '성전사 단바인' OVA 기체인 '서바인'과 '즈와우스', '건담센티넬'의 'S건담', '전국마신 고쇼군'에서 미완성으로 등장했던 '35신합체 갓네로스'의 완성형 등이 대거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음과 동시에 일부 작품들은 원작자와의 협의 없이 참전하는 문제가 생겨, 다음 작품에서 영영 볼 수 없게 된 작품도 있다. 단 '겟타로보 고'에서 첫 선을 보인 '진 겟타로보'의 경우 분량 문제로 인해 원작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던 2호와 3호가 4차만을 위해 완성판으로 등장 했고, 이 때문인지 작품이 '오리지널'로 분류 되는 괴현상까지 일어났다. 대신 진 겟타로보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재평가 받아 '체인지 진 겟타로보 - 세계 최후의 날' 같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쾌거는 이룬다.
관심 없는 사람이 많은 35신합체 갓네로스
진 겟타로보는 여기서 완성형으로 등장
이 외로 다수의 작품이 참전하여 난잡할 것 같은 스토리는 DC 떨거지들(노이에 DC)부터 이성인(조보크)의 또 다른 세력 '게스트'가 그동안의 떡밥을 회수해가면서 순차적으로 정리 되기 때문에 내용도 무난하게 흘러간다. 별개로 전작에서는 동료가 안됐지만 이번에는 조건부로 동료가 되는 '가토' 전용기 'GP-02A'의 '핵바주카'는 절륜의 맵병기가 무엇인지 잘 알려주기도 한다.
GP-02A가 단숨에 사기 기체로 등극
다만 아쉬운 점도 몇몇 보인다. 첫 참전작인 단쿠가는 등뒤에 부스터를 달았음에도 불구, 하늘을 날지 못하는 B급 성능을 가진 유닛이 되었고, 한 작품의 주인공인 '크리스'와 '바니'는 전작에서는 전용 기체를 강탈 당하더니, 여기서는 분기를 잘 못가면 클리어 할 때까지 영영 보지 못하는 괴랄함을 자랑한다. 또 일부 작품 간부들이 원작의 기체는 안타고 원작과 동떨어진 기체를 타고 나오는 불일치함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며, 별개로 데이터 상에만 존재하는 '니세 사이바스타'와 이름만 있는 '크사이건담', '나이팅게일'이 게임 내 정식 참전 하지 않아 씁쓸하다.
무적강인 다이탄3의 최종보스들이 게스트 기체를 타고 싸우는 괴랄함
데이터상에만 존재하는 니세 사이바스타
이름만 존재하는 나이팅게일
그러나 앞서 언급 했듯이 차후 상위기종 이식이나 리메이크가 될 정도로 완성도와 시나리오 구성이 훌륭하기 때문에 필자는 4차를 지금도 생각 날 때마다 꾸준히 즐기고 있다. 1세대 슈퍼로봇대전을 즐기고 싶은 유저들에게 본 게임을 적극 권해본다.
4차S 똥같은 이식작도 존재, 다음 리뷰는 4차S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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